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자동차 지식

로체 이노베이션, 신형 만들기

by 라이언 킴 2023. 1. 15.

로체는 소나타와 함께 국민세단이었습니다.

옵티마의 후속이자 K5의 아버지 격이며, 2005년부터 2010년까지 판매되었습니다.

2011년에는 K5에게 자리를 물려주며 생산 종료를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그 중에서도 2010년형은 단종 직전 생산모델이고, 현대기아를 통틀어 최초로 적용되는 옵션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블랙베젤 헤드라이트, 패들 시프트, 블랙 럭셔리 휠, 듀얼 머플러, 각종 크롬몰딩 등 진정한 완성이라 불릴 정도로 동일한 디자인에서도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필자의 차는 이 2010년식에 해당하는 모델인데, 문득 신형(?)처럼 바꾸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예정에 없던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디자인을 수정할 원본은 북미 수출형 로체 이노베이션 사진을 사용했습니다.

내수형과 다르게 안개등 위의 크롬몰딩과 앞뒤 문짝에 들어가는 도어 크롬몰딩, 블랙 럭셔리 휠이 없는 상태이고, 정말 특이한 건 스포일러가 달려 있습니다.

또한 전면 그릴도 내수형과 다른 패턴을 적용한 모습입니다.

그릴 패턴은 정확히 쏘렌토R 부분변경 모델인 올뉴 쏘렌토와 일치합니다.

위쪽만 잘라놓고 보면 로체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디자인도 비슷합니다.

분석은 여기까지하고 본격적으로 디자인 수정을 거친 과정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옛날차의 상징인 도어몰딩은 2023년 시점에서 보았을때 구식의 대명사입니다.

NF 소나타, 오피러스, 그랜저 TG에 적용된 도어몰딩은 2010년 이후 종적을 감췄고, 후속모델들은 측면에 모양을 내어 입체적인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모두 없애버렸습니다.

어설프게 입체감을 준 기존의 스커트도 간결한 크롬라인이 들어간 형태로 교체하였습니다.
스커트는 정확히 LF 소나타의 것을 가져왔습니다.

추가로 도어 손잡이, 즉 도어캐치도 굵고 투박한 형태가 마음에 들지 않아 동일하게 LF 소나타에서 가져왔습니다.

휠도 국내 최종사양과 동일한 스타일로 교체했습니다.

정확히는 K3의 상위등급 휠 입니다.

2010년형은 단종되기 직전 고작 1년간 판매한 모델이라 좀처럼 자료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장 비슷한 스타일인 K3 휠로 갈아주었습니다.

K3 상위등급 휠은 로체의 블랙 럭셔리휠과 거의 똑같은 형태입니다.

실제 로체의 블랙 럭셔리휠을 보면 전반적인 형태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모습입니다.

버리긴 아까웠는지 K3에서 재탕했네요.

전면 범퍼 하단은 K5 1세대의 것을 가져왔습니다.

그릴과 헤드라이트는 로체 이노베이션의 상징이라 그대로 두었습니다.

재미삼아 현재의 KN형태의 로고를 그릴에 붙여보았었는데, 완전 양카처럼 보여 얼른 지워버렸습니다.

추가로 하단에는 전방 감지 센서를 넣어주었습니다. 없는 편이 나았겠네요.

사이드미러는 신형 K5 DL3에 들어가는 플래그형으로 교체했습니다.

그냥 두기에는 너무 옛날스러운 느낌이라 가장 먼저 수정을 거쳤습니다.

허전하던 휀다는 K5 1세대의 데코레이션 몰딩을 넣어주었습니다.

이렇게 수정을 거쳐 완성한 전측면입니다.
헤드라이트만이라도 바꿔볼까 했는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저 스타일을 대체할 게 없었습니다.

K5의 것으로 바꾸면 그냥 K5가 되어버리고, 그나마 비슷한 쏘렌토의 것을 붙여보아도 멋이 안 납니다.

그래도 가장 눈이 가는 쪽은 스포일러입니다.
왜 국내사양에는 안 넣어줬는지 모르겠네요.

이제 뒤를 작업해보겠습니다.

후측면 원본입니다.
우리가 알던 로체와 많이 달라 보입니다.

테일라이트는 내수형 기본사양인데, 또 스포일러는 들어가 있습니다.

게다가 범퍼가 그냥 민둥 범퍼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후방 주차감지 센서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북미는 땅덩이도 크고 주차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이때까지만 해도 없네요.

또한 국내와는 다르게 트렁크에 써진 저 V6.
국내에는 4기통만 출시했는데 북미에는 그랜저 TG에 들어가는 2.7L 6기통 엔진이 들어가 있습니다.

로체에 6기통이라니, 차가 로켓처럼 튀어나가겠군요.

무려 2700cc짜리 로체 이노베이션.

가장 먼저 수정을 거친 곳은 듀얼 머플러임에도 밋밋한 후방 범퍼입니다.

후방 범퍼는 아우디 S5의 것을 가져왔습니다.

당시 전직 아우디 디자이너 피터 슈라이어가 기아로 스카웃되어 처음 손본 차가 로체 이노베이션이었고, 아우디 유전자가 보이길래 냉큼 가져왔습니다.

스타일이 비슷해서 작업하는데 너무 쉽더군요.

후방 범퍼 측면에는 데코레이션을 넣어주었습니다.

그냥 두기엔 너무 허허벌판 같아 허전했습니다.

그리고 저 깡통같던 기본형 테일라이트는 LED 사양으로 넣어주었습니다.

택시형을 보는 것 같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휠도 전측면과 동일하게 K3 휠을 넣어주었습니다.

휠만 달라져도 차가 달라보이더군요.
휠이 디자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몸소 실감했습니다.

가장 변화가 큰 측면부입니다.

전측면과 동일하게 도어캐치와 스커트는 LF 소나타, 플래그형 사이드미러는 K5 DL3, 휀다 데코레이션 몰딩은 1세대 K5의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그 올드하던 도어몰딩이 사라지니 개운합니다.

그렇게 수정을 거쳐 완성한 후측면입니다.
완전히 다른 차가 되지 않았나요?

보너스로 위에서 본 모습도 작업했는데,
파노라마 썬루프랑 내장형 워셔액 노즐입니다.

요즘 차들은 와이퍼 노즐이 후드 아래에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트랜드에 맞게 없앴고, 썬루프도 앞뒤 다 열리는 파노라마로 바꿔주었습니다.

디자인을 구상할 당시, 'K5를 넘어서진 않고 끝판왕 로체를 만들어보자' 였습니다.

K5와 로체의 간극을 메워줌과 동시에 완성형을 목표로 작업했습니다만, 짬뽕이 된 느낌이고 실제로 나왔다면 사골취급으로 망했을 것 같습니다.

사흘 내내 비만 추적추적 내려서 꿀꿀한 와중에 재미있는 경험 하나 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