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은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입니다.
일본어로 일본산을 발음하면 닛산인 부분에서부터 일본차라는 이름을 걸고 있습니다.
닛산은 80년대 버블경제로 일본이 잘 나가던 시절, 자동차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명차들을 대거 출시하였고, 일본차의 위상을 드높인 장본인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닛산의 자본력이 어마어마하던 버블경제 당시엔 90년대 말까지 세계 1위 자동차 제조사가 되겠다는 '901 프로젝트' 로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였고, 세계 각지에 직접 자동차 공장을 건설하며 입지를 넓혀갔습니다.
하지만 경쟁자인 토요타에게 실적이 점점 밀렸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90년대 경제위기의 여파로 일본의 버블경제가 무너지면서 닛산도 위기를 마주합니다.
살기 위해 부채를 끌어다쓰면서 연명을 시도했지만, 되려 장기불황에 늪에 빠져 도산 직전까지 몰리게 됩니다.
1999년엔 높아진 콧대를 꺾어가며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에 매각을 시도하였지만 무산되었고,
프랑스의 자동차 제조사 르노가 나타나 지분의 37%를 사들이며 닛산의 주인이 되었습니다.
이렇게 르노닛산 동맹이 체결됩니다.
한때 가장 잘 나가던 제조사가 프랑스에 넘어가는 엽기적인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여담으로, 닛산은 우리나라와도 관계가 있습니다.
삼성자동차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초대 SM5도 닛산의 맥시마를 들여와 수정한 모델이었고,
그 뒤로 출시한 2세대 SM5는 닛산 티아나를 들여와 수정한 차였습니다.
2세대부터는 삼성자동차가 르노에 인수되어 르노삼성자동차로 불렸고, 닛산도 르노 산하에 있으니 같은 주인 아래서 공유한 차였습니다.
또한 닛산이 제작한 6기통 VQ 23/ 35 엔진은 SM5와 SM7에 탑재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르노 산하가 된 닛산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르노와의 기술제휴, 합작으로 품질이 크게 떨어졌고, 고장없던 무적의 이미지는 산산조각 났습니다.
또한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지 못해 자국 경쟁자인 혼다, 토요타, 마쯔다, 스바루에도 실적이 밀렸고, 계속 적자를 내는 불황이 이어졌습니다.
자금이 바닥나고 연이어 부채를 끌어다 쓰면서 신차 개발할 여력도 없는 이 상황을 대변하는 한 자동차가 있습니다.
바로 15년동안 풀 체인지 없이 판매를 이어가는 닛산 GTR 입니다.
GTR은 무려 40년이 넘는 세월동안 닛산을 대표하는 고성능 스포츠카로, 전세계적인 매니아층을 형성한 모델입니다.
바로 전 세대만 해도 스카이라인이라는 명칭이었지만, 2007년에는 이 명칭을 버리고 닛산 GTR로 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2007년부터 2023년까지 단 한번의 풀 체인지 없이 15년 넘게 단일모델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2007년은 필자가 초등학생이던 시절입니다.
그때부터 30을 바라보는 지금까지 똑같은 차를 이렇게 길게 판매하는 제조사는 닛산밖에 없습니다.
닛산은 GTR을 큰 변화없이 소소한 연식변경으로 일부 기능 개선 및 추가, 디자인 변경으로 유지해왔는데,
얼마 전에는 2024년식 닛산 GTR을 발표하며 사골의 끝판왕을 보여주었습니다.
동일한 기간동안 소나타와 아반떼는 무려 6번이나 바뀌었습니다.
닛산이 얼마나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르노가 전기차 시장진입 타이밍을 놓치면서 경영난에 빠지게 되자, 43%나 가지고 있던 닛산의 지분을 15%까지 축소한다는 발표를 내놓았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 법.
시장이 급변하면서 부진에 빠진 르노가 전기차 전환이 다급해지자 살기 위해 닛산을 내친거나 마찬가지입니다.
2016년에는 르노가 부진에 빠진 미쯔비시까지 사들여 셋이 한솥밥 먹는 식구가 되었는데, 주인이 경영난에 빠진 이 상황에서 닛산의 앞날은 아직도 어둡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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