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도 디테일링 문화가 널리 퍼지면서 세차에 관심갖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자동차를 깨끗하게 만드는 과정부터 결과에서 오는 뿌듯함은 감히 말로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세차 문화가 성행하면서 잘못된 정보도 함께 퍼지고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엔진룸 물청소입니다.
엔진룸 물청소를 설명하는 내용은 대강 이렇습니다.
엔진룸을 청소하지 않으면 냉각 효율이 떨어지고, 심할 경우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저렇게 잘못된 내용에 현혹되어 멀쩡한 차를 망가뜨립니다.
또한 플라시보 효과로 차가 잘 나가는 것 같다, 성능이 진짜 개선됐다 등 착각에 빠지는 사례도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크게 두 가지를 설명하려고 합니다. 엔진룸은 왜 청소할 필요가 없는지, 왜 물청소를 하면 안되는지 입니다.
1. 엔진룸은 왜 청소할 필요가 없을까?
엔진룸은 말 그대로 엔진이 있는 공간이고, 점검을 위해 존재하는 정비창입니다.
사람들이 가장 잘못 알고 있는게, 엔진룸을 청소하면 냉각효율이 향상된다는 내용입니다.
자동차에는 뜨거운 엔진을 식히는 냉각수가 있습니다.
이 냉각수가 구석구석 돌면서 각종 엔진부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여 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합니다.
화재가 나는 경우는 냉각수 노화로 성능이 저하되어 과열로 연기가 솟거나 누유 또는 설계 결함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치면 엔진룸을 청소하지 않던 옛날에는 모든 차들이 다 불났어야 합니다.
따라서 엔진 바깥쪽을 아무리 청소해봐야 소용 없다는 겁니다.
굳이 좋은 점을 하나 꼽자면, 카센터에서 정비사들이 보고 놀라는 것 뿐입니다.
또한 엔진룸은 바닥이 뚫려있고 범퍼의 전면, 와이퍼 하단 흡입구랑 통해있습니다.
아무리 깨끗히 청소한다해도 그 순간 뿐이며, 일주일이면 노출된 부위를 통해 먼지가 쌓여 금방 더러워집니다.
파도치는 해변에서 모래성 쌓기처럼 의미 없다고 보면 됩니다.
2. 엔진룸 물청소 왜 하면 안될까?
필자가 최근에 본 유튜브 쇼츠에서 한 세차 유튜버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엔진룸을 물로 청소하면 위험하다고 하는데, 그러면 비나 눈 오는 날에는 고장나야 합니다.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로 사람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파하고 있습니다.
그럼 왜 물청소하면 안될까요?
엔진룸은 첨단 기계 집합소이기 때문입니다.
엔진룸에는 엔진만 있지 않습니다.
차량 전반을 제어하는 장치들부터 발전기, 배터리, 이들을 체결하는 부속 등 수만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물이 천적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저 유튜버 말대로 비나 눈이 오면 차가 망가져야 하는거 아닌가요?
범퍼부터 아래로 다 뚫려 있는데 고장 안 나는거 보면 물청소해도 되지 않나요?
- 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자동차가 비나 눈, 그 정도가 심한 폭우, 폭설에서도 멀쩡한 이유는 외부와 어느 정도 차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제일 먼저 후드가 엔진을 덮고 있고, 양 옆의 휀다와 범퍼가 엔진을 밀폐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비나 눈이 올때 엔진룸으로 유입되는 물은 라디에이터나 엔진 하단에만 튀고 끝입니다.
물에 잠기지만 않으면 물바다가 된 도로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엔진룸 물청소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고압수를 엔진룸에 분사하면 비나 눈이 올 때와 비교도 안될 양의 물이 엔진룸에 유입됩니다.
또한 물이 닿으면 안되는 부위까지 스며들어 오작동과 고장을 유발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여러 중요장치를 고정 및 체결하고 있는 부품을 부식시켜 녹이 생긴다는 겁니다.
이 부품들에 문제가 생기면 각종 잡소리는 물론, 추후 큰 사고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설령 인플루언서나 유튜버들이 엔진룸 물청소하는 법을 친절히 알려줘도, 문제 생겼을 때는 저들이 책임지지 않습니다.
이 세상 어느 자동차 제조사도 엔진룸을 물청소하라고 권장하지 않습니다.
어떤 자동차 설명서에도 엔진룸을 물청소하라는 내용은 없습니다.
엔진룸은 세차하는 부위가 아닙니다.
잘못된 정보에 현혹되어 소중한 차를 망가뜨리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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