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글로시의 정식 명칭은 글로스 플라스틱 몰딩 트림 (Gloss Plastic Molding Trim) 입니다.
주로 자동차의 문짝 패널이나 전면 범퍼의 흡입구, 각종 장식재로 사용됩니다.
주로 풀옵션에 가까운 상위등급이나 고급 차종에서 볼 수 있고, 그렇지 않은 일반 차들은 무광 플라스틱 재질로 마감처리 되어 있습니다.
하이 글로시는 플라스틱 부품에 유광 블랙으로 도색이 되어 있는데, 공장에서 제작되는 과정에서 차체와 함께 도색이 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완제품으로 따로 조립됩니다.
따라서 두꺼운 페인트 층으로 이루어진 차체와 달리 하이 글로시는 그 층이 매우 얇아 쉽게 손상되고 관리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하이 글로시는 자동차 부품 중에서도 '최약체' 라고 불립니다.
어느 정도로 손상이 쉽게 발생하냐면, 문을 열고 닫을 때 손톱이 스치거나, 세차할 때 타월이 지나가는 것 만으로도 기스가 생깁니다.
또한 손을 짚으면 유분기나 화장품 성분이 그대로 흡착되어 하얀 얼룩이 남아 제거가 어렵습니다.
게다가 색상 자체가 검은색이기 때문에 조명이나 햇빛 아래에서 단번에 오염이나 손상이 눈에 들어옵니다.
'보기 좋은건 관리하기가 힘들다' -라는 말을 대표하는 장본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손 많이 가고 까다로운 하이 글로시는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PPF 시공입니다.
스마트폰 액정의 보호를 위해 필름이나 강화유리를 부착하듯, 하이 글로시에도 표면에 보호 필름을 부착하는 방법입니다.
PPF의 약자는 Paint Protection Film으로, 말 그대로 '페인트 보호 필름' 입니다.
이 필름을 하이 글로시에 부착하면 외부 오염물질이나 물리적 충격이나 마찰로부터 표면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유지 관리가 한결 수월해집니다.
또한 손상을 입어도 하이 글로시 자체의 표면이 아니라 그 위에 부착한 PPF가 입은 것이기에, 노화되거나 보기 흉해져도 필름만 다시 떼어내고 재시공 받으면 됩니다.
손상이 되든 오염이 묻든 어차피 필름이 보호하고 있으니까 신경 쓸 일도 하나 줄어들고 정신적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점은 시공하는 비용이 비싸다는 것입니다.
PPF는 별도의 교육을 수료하고 시공 경험이 많은 전문가만 작업할 수 있습니다.
섬세하고 정교함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라 공임비가 높고, 사용되는 필름도 고가에다 어지간한 충격엔 찢어지지 않는 고강도 필름이기에 부착이 매우 까다롭습니다.
시공이 제대로 되지 않을 경우, 기포가 있거나 가장자리가 들뜨는 등 외관상 보기 매우 흉해지며, 번거롭게 업체에 다시 방문하여 재시공을 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비용도 비싸지만, 제대로 시공할 수 있는 업체를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주기적인 왁스 시공입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하이 글로시는 손상이나 오염에 매우 취약한 재질입니다.
또한 PPF는 비용이 비싸고 업체를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반면 코팅제 시공은 차 주인인 내가 직접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하이 글로시에 왁스를 바르고, 경화되면 타월로 지워내면 끝입니다.
풀어서 설명하면, 세차한 후 표면에 남은 물기를 모두 제거하고, 건조가 끝나면 왁스를 발라주고 경화시간이 되면 타월로 지워줍니다.
사실상 자동차에 왁스 작업할때 같이 해주면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세차할 때마다 주기적으로 시공하면 PPF 시공하는 금액의 절반도 안되는 비용으로 관리가 가능합니다.
단점은 관리 빈도가 잦다는 것입니다.
왁스는 PPF와 달리 지속기간이 짧아 쉽게 마모됩니다.
PPF는 두께가 있는 비닐 재질이지만 왁스는 화학물질이 굳어지면서 얇은 층을 형성하는 원리라 오염이나 마찰로 층이 쉽게 깨지거나 파괴됩니다.
따라서 세차할 때도 왁스 코팅층의 지속을 위해 다른 곳은 바르지 않더라도 하이 글로시에는 꼭 발라 주어야 하며, 세차하면서 타월이 지나가거나 왁스를 바를 때, 경화된 왁스를 지워내는 과정에서 손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에 신중을 기해야 합니다.
또한 조금이라도 지속기간을 늘리고 싶다면, 액체가 아닌 고체 왁스를 사용하는게 좋습니다.
요즘 출시되는 차들은 하이 글로시의 비율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입니다.
외관에서는 전면부의 절반을 차지하는 차도 있고, 인테리어의 상당수인 차도 있습니다.
외적으로 고급스러운 반면, 관리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창문 몰딩처럼 간단하면 괜찮겠지만, 장식재로 사용되는 비율이 훨씬 높아서 정교한 모양이 나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부분은 PPF나 왁스 시공이 불가능하고, 세차로 닦는 작업조차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또한 하이 글로시 재질 특성상 무조건 손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데, 나중엔 가장 멋져야 할 부분이 가장 흉해진다는 게 문제입니다.
미적 요소를 위해 사용되는데는 상관 없지만, 자동차를 관리하는 측면도 고려하여 그 비율을 조금은 조정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본인들은 멋들어지게 내놓으면 그만이지만, 그걸 관리하는 사람들은 차 주인인 소비자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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