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 전부터 이동수단을 덜컥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이번 겨울에 길거리를 지나면서 고드름이 끼고 눈이 쌓인 상태로 방치된 차들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누구도 수 천만원을 주고 산 차를 길거리에 방치하고 싶지 않겠지만, 모두 본인 잘못입니다.
좋은 집을 장만하기 전에 차를 샀기 때문입니다.
집 사기 전 차를 장만하면 안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 관리가 안됩니다.
지하주차장이 없는 빌라나 원룸, 옛날 아파트들은 주차대수도 부족하고 폭이 협소한 야외에 주차하게 됩니다.
이는 즉, 차가 1년 365일을 비, 나무 수액, 새 배설물, 눈 등의 자연현상을 맞는 겁니다.
오늘 세차해도 내일 더러워지고, 내가 모르는 사이 방치된 오염은 차를 망가뜨립니다.
또한 저녁이나 주말엔 주차공간이 부족하여 길거리로 밀려나 강제로 불법주차를 하게 됩니다. 종종 과태료를 물기도 하죠.
주차할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세운건데 이만큼 억울한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도 본인 탓입니다.
차 관리가 불가능한 장소, 주차시설이 미흡한 장소를 택했으니 모든건 본인 책임입니다.
폭이 협소한 주차장은 타고 내리면서 불가항력으로 옆 차를 찍게 됩니다.
내가 조심한다한들 다른 사람도 나같은 마인드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어느샌가 소중한 내 차의 옆이 찍혀 있는데, 범인을 잡을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CCTV를 확인하려면 경찰과 동행해야 하고, 블랙박스도 돌려봐야 하는데 찾는 시간도 시간이지만 용량 확보를 위해 오래된 기록은 자동으로 삭제하기 때문에 가능성은 더 낮습니다.
검거했다해도 물피도주로 소액의 배상으로 끝납니다.
두번째, 돈이 안 모입니다.
자동차는 편리한 이동수단인 반면, 돈 퍼먹는 기계입니다.
가만히만 세워 놓아도 보험료와 세금이 나가고, 출고후 4년이 지난 차라면 2년마다 자동차 검사도 해야합니다.
그리고 사용하는 만큼 연료 소모도 있으니, 주유 비용까지 합하면 연간 직장인 평균 월급이 나갑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각종 소모품이나 오일류 등 정비시기가 다가오면 추가적인 지출도 발생합니다.
야외에 주차되어 있으면 오염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세차 비용이 나가고, 겨울에는 낮은 온도로 고장 위험이 높아 이로 지출되는 비용도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결론은, 야외주차가 유지비용이 훨씬 높고, 환경이 보장된 집을 장만하지 않고 차를 구매하면 종잣돈은 커녕 수중에 남는 돈이 별로 없습니다. 생활비까지 나가고 나면 한 장소에서 오래살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정말 가난한 사람들이 원룸 살면서 대형차, 수입차 모는 사람들입니다.
다 무너져가는 적색 벽돌빌라에 포르쉐가 있고, 다닥다닥 붙어사는 원룸에 BMW가 세워져 있는 모습을 보면 참 안타깝습니다.
원룸이나 빌라에 살면서 만족하는 사람일 수도 있지 않나요? 전혀 아닙니다.
애초에 BMW나 포르쉐를 끄는 사람이 원룸에 살고 싶어 할까요?
자동차 값은 해마다 쭉쭉 떨어지지만, 집 값은 오릅니다.
감당도 안될 차를 힘겹게 유지하는 사람을 카푸어라 부릅니다.
폭주족처럼 튜닝하거나, 낮은 등급의 중/대형차를 타는 사람만 카푸어가 아닙니다.
어떤 차를 끌던 본인 능력에 벅차다면 카푸어입니다.
자동차도 따뜻한 보금자리가 필요합니다.
그 전에 내가 따뜻한 보금자리를 마련해 줄 능력이 되는지, 당장 필요한지부터 생각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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