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이제 어디가서 꿀리지 않는 섬세하고 유려한 외형을 가진 차들이 많아졌습니다.
이 중에서 필자의 혀를 내두르게 하던 디자인 요소로 애먹게 한 국산차 5대를 뽑았습니다.
5위부터 1위까지 간략하게 나열해보겠습니다.
5. 카니발
신형 카니발은 KA4라는 코드네임으로 완전히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하지만 미적요소를 한껏 가미하기 위해 전면을 저런 무시무시한 형태로 출시하였습니다.
보기엔 멋지지만, 차를 관리하는 사람이나 주인 입장에서는 굉장히 난감한 형태입니다.
빗금 형태로 구성된 패턴이 안쪽에도 동일하게 검은색으로 합쳐져 있어 일일이 손가락을 집어넣어 닦아내야 합니다.
워낙 정교하게 짜여져 있어서 폼건을 뿌리고 고압수로 씻어내도 거품이 잘 빠지지 않아 관리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4. K5
보는순간 탄식부터 나오는 K5의 전면부입니다.
수많은 패턴의 연속으로 이루어진 전면 그릴은 상단 전체를 이루고 있어 손으로 일일히 닦아내야 합니다.
게다가 구멍 뚫린 부분을 제외한 다른 부분은 형태만 똑같고 막혀있는 구조라 오염이 매우 잘 쌓입니다.
또한 막힌 부분은 겨울에 주로 흙먼지와 염화칼슘 소금이 쌓여 있습니다.
고압수를 쏘아도 고착된 오염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브러시로 일일이 꺼낸 다음 손수 닦아내야 합니다.
그나마 아랫부분은 일직선 구조라 위쪽보다는 상대적으로(?) 수월합니다.
그러나 전면부가 끝나면 후면부가 기다리고 있는데, 저 머플러처럼 보이는 부분은 사실 가짜입니다.
진짜 배기구는 하단부로 빼꼼 나와있습니다.
저 몰딩이 아예 막혀있었다면 참 좋았을텐데,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구멍이 깊숙히 나있습니다.
저 구멍 안으로 온갖 오염물질이 틀어박혀 고착되는데, 세차 도구가 없다면 깨끗하게 관리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또한 양쪽 측면에 장식용으로 만들어둔 저 에어댐도 안쪽이 막혀있어 번거로운 작업이 둘씩 더 늘어납니다.
3. 싼타페
겉모습에 가장 쉽게 속는 차들 중 하나입니다.
패턴이 간단해보여 관리도 쉬울 것 같지만,
하나씩 닦다보면 디자인 한 사람에게 살인충동이 느껴지는 구조입니다.
일부 등급은 저 그릴의 재질이 모두 하이 글로시입니다.
하이글로시는 검은색 플라스틱 몰딩을 일컫는 자동차 용어인데, 손만 스쳐도 기스나 난다는 소리가 있을만큼 마찰에 매우 취약합니다.
그런데 저기에 오염이 잔뜩 끼었을 때는 하나하나 신중하게 닦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차의 배에 달하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한술 더 떠서, 하단 흡입구마저 같은 재질과 패턴으로 되어 있습니다.
제대로 안 닦으면 밝은 곳에서 남은 오염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세차할 때 최소 30분은 잡고 관리해야 합니다.
2. 소나타 센슈어스/ N 라인
이 차의 앞을 보면 '아, 싼타페는 선녀였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전면그릴이 모두 하이글로시 재질인 건 둘째치고, 흡입구를 빙자한 양쪽 에어댐은 모두 장식입니다.
차라리 구멍이 뚫려있다면 훨씬 수월할텐데, 플라스틱 쪼가리에 미친듯이 정교한 모양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오염을 일일이 브러시로 제거하고 남은 물기를 걷어내는데만 30분 이상이 소요되고, 다시 세차할 생각하면 몰고싶지 않을 정도로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게다가 현대 로고 아래에 있는 전방 카메라 부근은 새끼 손가락이 겨우 들어갈 만큼 협소합니다.
그런데 하필 저 작은 부분이 더러워진 게 가장 잘 보이는 부위라는 겁니다.
이번 소나타 DN8은 호불호 중에서도 불호가 더 많은 디자인으로 사실상 망한 축에 속합니다.
그랜저가 더 많이 팔렸다는 기사가 이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왕 출시는 했으니 어떻게든 살리기 위해서 페이스리프트에 버금가는 변경을 거쳤는데, 더 못생겨지고 조잡해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디자인으로 망했다면 변태같은 패턴을 그려넣을 게 아니라 전반적인 수정을 가해야 한다 생각합니다.
하지만 소나타는 오히려 관리만 어려워지고 못생긴 외형은 그대로라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1. 제네시스 G80
이 차는 말보다 실물이 훨씬 설명이 빠릅니다.
고기 석쇠를 연상케 하는 저 메시형태 그릴은 어디 하나 간단하게 넘길 수 없습니다.
특히 마름모 형태 가장자리에는 오염이 잘 끼기로 악명이 높고, 재질이 크롬이기 때문에 조금만 방치해도 표면에 영구적 손상을 입습니다.
따라서 이 차를 소유한 사람이라면,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세차해야 문제 없이 유지합니다.
일주일을 넘겨버리면 크롬에 물때가 남거나 부식으로 인해 하얗게 백화현상이 생기기 때문에 추후에는 세차로 해결이 불가합니다.
앞서 다뤘던 차들과 마찬가지로 구멍이 모두 뚫린게 아니라 일부는 막혀있고, 아래쪽은 대부분 가짜라 관리가 무척 까다롭습니다.
자주 씻어줘야 하고, 씻는 작업도 힘듭니다.
보기 좋은 것은 관리하기 힘들다라는 영어 속담이 있습니다. 제네시스 G80은 딱 여기에 해당하는 차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필자가 세차한 차들 중 가장 세차가 어려운 국산차 5대를 소개하였습니다.
디자인이 섬세하고 고급스럽게 변화하는 건 환영할 일입니다.
하지만 수월한 관리를 생각해서라도 조금은 간결한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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