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 엔진오일의 배신

필자는 순정파입니다.
자동차의 어떤 부품이든 제조사 순정보다 좋은건 없었고, 돈 아낀다고 대체품 샀다가 당한 적이 여러번입니다.

그래서 '엔진오일도 순정이 좋겠지?' - 라는 생각에 교체했다가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누구도 알려주지 않은 순정오일에 대한 진실, 엔진오일 규격확인 및 선정, 교환주기 등 엔진오일에 관한 궁금증을 종결할 것입니다.

1. 순정오일에 대한 진실

순정오일을 인터넷 쇼핑에 검색하면 위 제품이 수두룩하게 나옵니다.

현대/기아 Genuine Parts (정품)이라고 써진 형태로 다소 고급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필자도 이 모습에 홀려 덜컥 구입해 카센터에서 교체했는데, 추후 엔진오일에 관해 검색하던 중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엔진오일에도 등급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대 순으로 나열한 엔진오일 등급입니다.

2023년 현재 기준으로 SP 등급이 가장 최신 규격임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엔진오일은 SM 등급으로 무려 20년전 사양입니다.

 

20년 전인 2004년은 NF 소나타 초기형과 로체 1세대가 판매되던 시기입니다.

 

또한 스마트폰도 없던 피쳐폰 시절입니다.

따라서 제조사 순정 엔진오일을 내 차에 넣는건 20년된 엔진오일을 넣는 것과 같습니다.

2. 엔진오일 선정법

그렇다면 내 차에 맞는 엔진오일은 무엇일까요?
답은 취급설명서에 나와있습니다.

설명서 차량 정보란에 추천오일 및 용량을 보면,
필자의 차는 가솔린 엔진 2.0으로 3.9L의 엔진오일이 들어가고, SM급 이상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4L 제품 하나와 SP 등급으로 구매하면 됩니다.

그리고 엔진오일 규격은 점도 분류표에 나와있습니다. 필자의 차는 20W-50, 15W-40, 10W-30, 5W-20/30 규격이 들어간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그림이 어렵게 생겼다고 겁낼 필요 없습니다.
온도에 따라 어떤 엔진오일이 잘 도는지를 표기한 것 뿐입니다.

표를 보면, 5W-20, 5W-30이 가장 다양한 온도에서 제 성능을 발휘한다는걸 알 수 있습니다.
저 둘 중 하나를 골라 넣으시면 됩니다.

포스트잇에 써서 햇빛 가리개에 끼워놓는 것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3. 엔진오일 교환주기

엔진오일은 얼마에 한번 갈아주는게 좋을까요?
이 또한 취급설명서에 나와있습니다.

필자의 차는 '매 15,000km 교환 또는 12개월마다 교환' 이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왜 자꾸 설명서를 들여다보라고 하냐구요?

엔진오일 교환주기는 차종마다 모두 다릅니다.
다른 차가 10000km마다 교환한다고 내 차도 10000km마다 교환하는 게 아닙니다.

제조사 외에 그 누구도 확실한 교환주기를 알려줄 수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알려준 주기로 교환했다가 너무 자주 갈아서 돈낭비할 수도 있고, 너무 늦게 갈아서 엔진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책임진다는 보증을 선 것도 아닙니다.

반드시 제조사의 취급설명서를 참고하여 교환주기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는, 내가 주행한 거리를 계산해서 교환주기를 맞추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래서 '00km 또는 00개월마다 교환' 이라고 제조사가 명시해 두었습니다.

마음 편히 '개월단위' 에 맞춰 교환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 다룬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엔진오일은 2023년 기준 최신등급인 'SP 등급'으로 선정하기.

순정오일은 SM 등급으로 무려 20년전 규격이니 쳐다보지 말 것.

엔진오일 양과 규격, 교환주기는 반드시 제조사 취급설명서를 참고하기!

순정 엔진오일에 대해 다루려다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도움이 되셨을까요?

불편한 진실을 알고나니 필자는 이제 오일류는 순정으로 구매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물론 구식인 'SM 등급' 이라도 차에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차를 설계하고 제작한 제조사에서 판매하는 제품이 옛날 규격이라는 점은 분명 찝찝합니다.

순정에 걸맞게 시대에 맞는 최신사양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